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미식 도시입니다. 대서양과 인접해 있어 신선한 해산물 요리가 가득하고, 지중해식 식문화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영향이 어우러진 독특한 음식 문화를 자랑합니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리스본을 방문한 후 ‘다시 가고 싶은 이유’로 꼽는 것도 바로 이 도시의 풍성한 먹거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리스본에 가면 반드시 맛봐야 할 대표 메뉴들을 소개합니다. 현지인 추천과 여행객 리뷰를 참고해 가장 사랑받는 메뉴만 엄선했습니다.
[ 1.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 =에그 타르트]
리스본을 대표하는 디저트, 바로 파스텔 드 나타입니다.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한 타르트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진하게 달콤합니다. 표면이 살짝 그을린 듯한 갈색빛이 특징인데, 이 살짝 탄듯한 크러스트가 입안에서 퍼지는 풍미를 완성시킵니다.
리스본 여행객들은 거의 예외 없이 '베렌(Belém)의 오리지널 파스텔 드 나타'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섭니다. 특히 1837년부터 이어진 '파스텔 드 벨렝(Pastéis de Belém)'은 원조 맛집으로 유명합니다. 하루 2만 개 넘게 팔리는 이 타르트는 따끈할 때 먹어야 제맛이죠. 시나몬 가루와 설탕을 솔솔 뿌려 먹으면 환상의 조합입니다.
추천 장소:
Pastéis de Belém
Manteigaria
[ 2. 바칼라우(Bacalhau) =연장 대구 ]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바칼라우(염장 대구)는 그냥 음식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바칼라우를 활용한 레시피가 365개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법이 존재합니다.
리스본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바칼라우 요리는 바칼라우 아 브라스(Bacalhau à Brás)입니다. 잘게 찢은 대구살에 감자채, 양파, 달걀을 섞어 만든 요리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감자의 바삭함과 부드러운 대구살이 입 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바칼라우 고미즈 드 사(Bacalhau com Natas)로, 대구살을 크림소스와 함께 오븐에 구워낸 요리입니다.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크림이 대구의 담백함을 끌어올려 줍니다.
추천 장소:
Laurentina – O Rei do Bacalhau
Tasca da Esquina
[ 3. 삐리삐리 치킨(Frango Piri Piri) ]
단순한 닭고기 구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삐리삐리 치킨은 포르투갈식 매운 닭구이로 아프리카 앙골라 지역에서 유래된 매운 고추 ‘삐리삐리’로 양념을 해 맛과 향이 독특합니다.
구워낸 닭고기에는 특유의 불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배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메뉴입니다. 바삭한 껍질과 부드러운 속살이 조화롭고 매운맛 덕분에 포르투갈산 와인과 함께 먹으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합니다.
리스본 곳곳에 로컬 치킨 전문점이 많은데, 특히 작은 골목 안에 있는 오래된 로스터리에서 먹는 삐리삐리 치킨이 가장 인기 있습니다.
추천 장소:
Bonjardim
Frangasqueira Nacional
[ 4. 아메조아스 아 불량 파투(Amêijoas à Bulhão Pato) ]
리스본에 왔다면 해산물 요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메조아스 아 불량 파투는 꼭 먹어야 할 별미입니다.
바지락을 올리브 오일, 마늘, 고수, 화이트 와인에 살짝 볶아낸 요리로, 재료는 간단하지만 풍미는 깊고 복합적입니다. 국물까지 맛있어 바게트나 포르투갈식 흰빵을 국물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간단하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내 리스본 사람들의 ‘소울푸드’라 불릴 정도입니다.
추천 장소:
Cervejaria Ramiro
Solar dos Presuntos
[ 5. 아로즈 데 마리스코(Arroz de Marisco) ]
포르투갈식 해산물 리조또라 할 수 있는 아로즈 데 마리스코. 신선한 새우, 홍합,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을 토마토 베이스로 조리한 뒤 쌀과 함께 끓여낸 음식입니다. 이 요리는 한국의해물탕 맛을 느끼게 합니다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느낌을 줍니다.
아로즈 데 마리스코는 약간 수프 스타일로 국물이 자작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일반 리조또보다 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포르투갈산 화이트 와인과 함께 즐기면 더욱 완벽합니다.
추천 장소:
Marisqueira Uma
Pinoquio
[ 6. 비파나(Bifana) ]
포르투갈 국민 샌드위치인 비파나는 얇게 썬 돼지고기를 마늘 와인 향신료에 재워 팬에 볶아낸 뒤 바삭한 번에 끼워 만든 간식입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그 풍미는 절대 단순하지 않습니다.
리스본 시내에서 걷다 보면 쉽게 비파나를 파는 작은 노점이나 간이식당을 볼 수 있는데 저렴하고 빠르게 포만감을 채울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입니다. 현지인들은 맥주 한 잔과 함께 비파나를 즐기며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기도 합니다.
추천 장소:
O Trevo
Beira Gare
[ 7. 카르코이스(Caracóis) ]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은 여름이면 카르코이스 즉 달팽이 요리를 즐길수있습니다. 작은 달팽이를 마늘, 로즈마리, 올리브 오일에 조려내는데, 한국의 번데기처럼 가볍게 맥주 안주로 즐길수있습니다.
처음엔 도전이 망설여질 수 있지만 한번 맛보면 오히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반하게 되는 이색 별미입니다. 특히 현지의 로컬 술집이나 포장마차에서는 여름 시즌에만 한정 판매하기 때문에 시기와 운이 맞아야 맛볼 수 있습니다.
추천 장소:
Cervejaria Trindade
A Casa do Bacalhau
[ 결론: 리스본에서 맛으로 기억되는 여행을 ]
리스본은 그 풍경만큼이나 다채롭고 풍부한 맛의 세계를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파스텔 드 나타 한 입에 스며든 달콤함부터 바칼라우의 담백한 깊이, 아메조아스 아 불량 파투의 바다 내음까지, 리스본의 음식들은 여행의 또 다른 기억이 되어줍니다.
짧은 여행이라면 소개한 메뉴 중 두세 가지만 맛보아도 리스본 미식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맛으로 기억되는 여행, 리스본에서 꼭 실현해보세요.